교정일기

📒 교정 일기

⬅️ 4번째 글: 교정 하악까지 다 하구 나서~~

📍 지금 보는 글 · 5번째

밥
밥식이 새싹

간만에 다시 치과를 가다...

며칠전, 2주만에 다시 센트럴 치과를 찾았다.
이번에는 김정희 샘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나는 한번도 같은 분한테 치료를 받아본적이 없다.
저번에는 김미진 샘이었구...

먼저 정희샘이 치아상태를 보고나서 철사맨 샘께서 다시 오셨다.
'자, 아~'
'아~'
이리 저리 살펴보시더니 무어라 무어라 말씀하시고 다른 환자분께 이동.

정희샘이 다시 오더니,
'몇번 몇번 브라켓을 떼내구 다시 위치를 잡을거에요~'
'헉~ 또요?'

저번의 아픈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사실, 본인의 귀차니즘으로 그때 일기를 쓰지 않고 띵까띵까 넘어갔지만.
나름대로 비화가 있었다... ㅡ,.ㅡ;

그때도 몇번 몇번 브라켓을 떼어내고 다른 걸로 붙였었다.

철사맨 샘께서는 그때 미진샘에게 'B렌치 가져와요'라고 하셨던 거 같은데..(정확히 뭐라고 하신건진 모르지만...)
얼추 그말을 들으면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저건 공구 이름같은데.. 라며..

물론 그리 오래지 않아 내 의문은 풀렸다.
철사맨 샘께서 '자, 아~'하시더니 펜치를 끼워서 내 브라켓을 과감하게 뜯어내시었다. ㅡ ㅡ;;;

빠각~

동시에 몸에 살짝 경련이 일어났다.
조금만 더 놀랬으면 변선생께서 세상 구경을 하실뻔 했다.. 라는 표현은 좀 지저분하구나...
암튼 놀랬다.

철사맨 샘께서 세라믹이라는 것이 깨끗하게 분리되지 않고 접착부위는 그대로 치아에 붙어있는 경향이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데도 그걸 떼어낼때 환자분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고.

그럼 말씀을 해주시고 떼어내시와요~ 전 치아가 부서지는 줄 알았어욧~~ ㅡOㅡ;

'그럼 다 된건가요?'
'훗, 몇개 더...'
'... ㅡ,.ㅡ 크흑'

다행히 그뒤에 몇개는 철사맨 샘께서 주변 접착제를 어느정도 갈아낸뒤 떼어냈고 나또한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된터라 변선생을 뵙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새로 달게된 몇개의 브라켓은 치아색 세라믹을 사용하게 됐다.
사실 색으로만 따지자면 투명한 게 더 좋았고 색이 서로 다르면 언밸런스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치아색 세라믹이 보다 덜아프고 더 좋은 거라는 소리에 그냥 하기로 했다.
더 좋다구 하면 바로 혹하는 나는... 내가 생각해도 귀 열라 얇다. ㅡ,.ㅡ

그때 준비하는 동안 기다리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미진샘이 남성잡지를 갖다주었는데...
확실하진 않지만 내 기억에는 진료대에 누워서 남성잡지를 구독하며 21세기가 원하는 패셔니스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리가 없자나.
난 여성잡지가 더 조은데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ㅡ,.ㅡ;

암튼 그날 나는 공사판의 한마리 개새가 되어 깨갱대야 했다. 흑...

그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나즈막히 읊조렸다.
'제길슨...ㅡ ㅡ;'

그러나 나의 걱정은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에 제거한 브라켓은 어금니 쪽의 브라켓이었고 메탈 재질이라 그런지 간단히 똑 떼어졌다.

그리고 그뒤 교정할때 주의할점등에 대해 정희샘이 몇가지 주의점들을 알려주었다.
그때 첨 알았는데 정희샘도 교정을 2년 넘게 했다고 하였다.

오홍~ 실전에서 우러나오는 충고를 새겨듣기 위해 귀 쫑긋...
대화는 계속되었고 그러던중...

'술 좋아하시죠?'
'술요?'
'네'
'아뇨, 술, 담배랑 안친해요. 왜요? 술 좋아할거 같이 보이세요?'
'아, 치아가 많이 상하셔서 술 좋아하시는 줄 알았어요.'
'헉~ 제 치아가 그렇게 상태가 안좋은가요...(걱정.. ㅜㅜ)'

무난한 수준의 대화..
그러나 그 뒤에 무심히 던진 정희샘의 한마디...

'술 드실때 입으로 맥주 따구 그러시죠?'
'ㅡOㅡ^ 이.. 입이요?'
'ㅡ_ㅡ; 아.. 아닌가. 남자분들 많이 따시던데...(목소리가 쪼그라든다)'

그래...나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며 참 많은 소리를 다 들어봤다.

그러나 정녕코 하늘에 대고 맹세하건대,
내 치아가 '입으로 맥주병 따기 신공'때문에 이리되었다고 물어본 사람은 머리털나고 처.음.이.었.다!!
내가 레슬러요!!! 입으로 병을 따게롱~
ㅡ,.ㅡ; 레슬러는 입으로 병따기 잘하나?? 모르겠다, 암튼..

(저기 혹시...입으로 맥주병따고 교정치료 받는 사람 손들어보아요~~ ㅡ ㅡ; 쿨럭...)

'어떻게 치위생사로서 교정하는 환자에게 그런 가혹한 말을 계속 하여 주세요... 느무느무 재미있으십니다.'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으나...

나도 정희샘도 잠시 말이 없었다.

나는 그런 말을 처음 들은 당혹감에...
정희샘은 말을 잘못했나 싶은 당혹감에...

오히려 둘다 서로의 임무에 애써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쉽게 말해서 둘다 에베베베 하고 있었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

'풉~'
'풉~'
'아, 웃으시면 어떡해요~'
'아니, 내 입이 그렇게 맥주병 잘따게 생겼어요!~'

웃느라 잠시 치료가 중단되는 사태 발생.

치아를 교정한다는 과정이 어쩔수 없이 얼굴을 마주봐야 하는 상황인지라...
서로 코나 눈 같은 얼굴 부위를 마주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사태가 벌어졌으니, 얼굴을 마주 볼수가 있나.
초.난.감.

하여간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진료에 매진한뒤...
정신적 카오스를 일으킨 장본인인 정희샘은 나몰라라~ 하며 신출귀몰하게 다른 환자분께 달려갔고,
마무리를 하러 철사맨 샘께서 오셨다.

그리곤 낚시줄을 꺼내셨다.
'아니.. 그게 뭐지요.. ㅡ ㅡ;'
'이걸로 이제 치아 간격을 좁히는 거에요~, 이사모 회원분들 중에 변태기질이 있으신 분들은 이거 조이는 맛이 좋다구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오호라~~'

물론 잼나라고 하신 말씀이시지만...
이 자리를 빌어 순식간에 변태가 되신 '조이는 맛 좋아하시는 몇몇 이사모 회원분들'을 위하여 잠시 묵념.. (- -) (_ _)
(그런데 왜 철사맨 샘은 내 치아를 조여주시며 저리도 좋아하실까. 그 조아라 웃으시는 모습이 내내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혹시...)

하여간 나는 첨으로 낚시줄을 입에 묶고, 정희샘의 맥주병 일격에 낚여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파닥파닥거리며 센트럴 치과를 나섰다.
그리고나서 저녁에 집에서 밥을 먹는데, 이가 욱신욱신하는게 장난이 아니었다.

'어... 치아 묶은게 장난이 아니네. 이거 맨 처음 교정했을때 느낌 나는데...'

그러면서 냉장고에서 돼지바를 꺼내서 한입 베어무는데... 이게 돼지바인지 돼져바인지... ㅡ ㅡ;
으그그, 위 아래 앞니들이 뼛속까지 욱신거렸다.

그런 나를 보더니 동생이 말했다.
'오빠, 내일 우리 닭시켜 먹자~'
'... ㅡ ㅡ^'
'......'
'가드 올려라...'

암튼 어금니를 이용해서 하드를 다 먹고나서, 양치질을 하러 세면대 앞에 섰는데...
어? 위에 앞니 사이로 치간칫솔이 안들어 간다. 이런 황당할데가...

묶은지 반나절도 안됐는데 두 치아가 붙을려고 하는거다.
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철사맨샘의 조이는 팔 근력은 신께서 내리셨나이까... ㅜ.ㅜ

단순한 나는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졌다.
그리고 맹세했다.
치아가 앞으로 전부 이쁘게 제자리를 잡으면.. 입으로 맥주병 따는 행위는 절대하지 않으리라고. ㅡ ㅡ;;

그 담날 기분이 좋은 나는 동생과 닭을 시켜먹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껍데기에 튀김옷 씌워놓은 후라이드 치킨을 증오한다. ㅡ,.ㅡ^

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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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
21년 전
ㅍㅎㅎ... 치아 교정의 아픔을 너무 재밌게 쓰신거 아녜요??^^
더
21년 전
넘 재밌어요~^^ 맥주병!!ㅋㅋㅋ 참 센스있으신 분이군요~ㅋㅋ
밥
밥식이 글쓴이
21년 전
희야~! // 울수는 없자나요~~ 명랑하게 살아야죠~~ 흑.. ㅜ_ㅜ
더워!! 더워!! // 본인이 직접 그런말 들어보시면 웃겨서 치료 못받습니다...ㅋ
B
21년 전
변선생이라고 해서 센트럴 치과에 변선생님이라고 계신줄 알았네요... 이해가 느림.. ㅎㅎ 역쉬나 글은 참 잼있게 쓰시네요.. 재길슨 하며 돼져봐ㅋㅋㅋ 쪼아 ㅎㅎ
밥
밥식이 글쓴이
21년 전
BUSTED// 센트럴 치과에 변선생님을 뵈시면 꼭 연락주세요.. 꼭이요~ 꼭~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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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글 · 아아.... 완전 우울모드 ㅡ ㅡ^ 2006.04.13
— 여기까지가 지금까지의 기록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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